[선택적 친화력]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을유문화사.
무언가를 찾는다는 가슴은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고 느끼며, 무언가를 상실한 가슴은 그리움을 느끼기 마련이 아닌가. (184)
내가 보기에 인간은 오로지 보는 것을 중지하지 않으려고 꿈을 꾼다. 내면의 빛이 일단 우리에게서 비쳐 나온다면, 우리는 더 이상 다른 빛을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225)
자기가 자유롭다고 말하는 순간 그는 구속되어 있음을 느낀다. 자기가 구속되어 있다고 감히 말할 때 그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259)
바보와 현명한 자들은 둘 다 해롭지 않다. 어중간한 바보와 어중간한 현자들, 다만 그들이 가장 위험하다. (259)
"산만해지지 않으면서 변화를 따르는 것이야말로 교육과 삶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슬로건일 겁니다. 다만 그러한 바람직한 균형을 쉽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276)
"삶이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하며, 스스로가 자신의 활동과 만족을 선택한다고 여겨요.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들은 우리가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그 시대의 계획이자 경향이랍니다." (290)
기도가 끝난 후 오틸리에는 아기를 두 팔로 안았고, 몸을 숙여 아기를 내려다보며 두 눈을 들여다보는 순간 적지 않게 놀랐다. 바로 그녀 자신의 눈을 들여다보는 듯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닮은 것을 본다면 누가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처음으로 아기를 받아 안은 미틀러도 아기의 생김새가 놀랍도록 닮은 것을, 그것도 대위와 닮은 것을 보고는 말문이 막혔다. 지금까지 그런 일을 겪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295)
오직 오틸리에만이 잠들어 있는 자를, 친절하고 호의적인 표정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노인을 일종의 질투심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영혼은 이미 생명을 잃었는데 육신이 더 오래 보존될 이유가 있단 말인가? (296)
운명은 우리에게 소망을 가지도록 허용하지만, 소망을 넘어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기 위해 운명은 자기 방식대로 그 소망을 받아들인다. (306)
"지금 이러한 경우는 아직 겪어 본 적이 없지만, 이와 비슷한 경우에 저는 늘 '내일은 어떻게 될 건가?'라고 말하곤 했어요. 이제 여러 사람의 운명이 제 손에 달려 있다는 걸 잘 알아요. 제가 어떻게 할 건지는 분명하므로 그걸 당장 밝히겠어요. 저는 이혼에 동의하겠어요. 좀 더 일찍 결심해야 했어요. 제가 망설이고 저항하는 바람에 아기를 죽인 거예요. 운명이 끈질기게 시도하는 일들은 있기 마련이에요. 이성이나 덕망이라든지, 의무나 성스러움 같은 것들이 그 길을 막으려 해도 헛될 뿐이에요. 우리에게는 부당해 보이지만 운명이 옳다고 하는 것들은 일어나기 마련이랍니다. 우리는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만, 운명은 끝내 자신을 관철하고 말아요." (355)
"운명은 지금껏 저를 부드럽게 맞아 주지 않았어요." (367)
"우리는 이처럼 죽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언제나 작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존재들을 관심을 가지고 눈앞에 떠올려 보아야 합니다. 그것들이 어떻게 서로를 찾고, 서로를 끌어당기고, 붙잡고, 파괴하고, 삼키고, 먹어 치우며, 그러고 나서는 가장 내밀한 결합으로부터 어떻게 다시 예상치 못한 새롭고 갱신된 형태로 등장하는지를 말입니다." (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