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 그 두 눈이었어, 그래, 그 입이었지,
나를 바라보고, 나에게 입 맞추었던 것은.
가느다란 허리, 풍만한 몸매는
낙원의 열락으로 이끄는 듯했지.
그녀가 거기 있었던가? 그녀는 어디로 간 걸까?
그래! 그녀였어, 그녀가 주고 갔어.
달아나면서 자기를 주고는,
내 삶을 송두리째 묶어 놓고 말았어. (50)
소리 없이 펼쳐지는 것에
어찌 감히 이름 붙이려 드는가!
(저절로 생겨난 만상을 이분법과 인과적 사유로 구분하고 이름 붙이기 때문에 생동하는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당찬 정신은 질식당하고 만다.)
아름다운 선을 나는 사랑하노라,
신으로부터 형성된 그대로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필요한 일이다.
나는 그 누구도 미워하지 않아. 그래도 미워하라면
그럴 준비가 되어 있어.
당장에라도 한껏 미워하리라.
그들이 더 깊이 알려고 한다면
옳은 점도 보고, 그른 점도 보라.
사람들이 무조건 훌륭하다고 일컫는 것은
아마도 옳지 않을 거야.
옳은 것을 손에 쥐려면
우선 철저히 살아야 한다.
이러쿵저러쿵 말만 늘어놓는 것은
얄팍한 노력으로밖엔 안 보여.
그렇다! 주름살 만들기 좋아하는 자는
찢기 좋아하는 자와 어울려 하나가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마구 부숴 버리는 자가
최고의 인물로 보이겠지!
언제나 스스로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져야만
날마다 새로운 것을 들을 수 있으니,
심심풀이 오락 같은 건
모든 사람을 그 내면에서 황폐시킬 뿐이다.
스스로 황폐해지기를 우리 나라 사람들은 바라 마지않는구나.
자기를 독일 사람이라 쓰든 됙일 사람이라 쓰든 상관없는 일.
그러면서도 남몰래 이 노래만은 찍찍 울리는구나.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84-85)
그대는 내게 주변을 두루 보여 달라고 하는데,
우선은 그대가 지붕 위로 일단 올라와야 하네. (103)
보기 좋구나
천국의 달빛 아래
여호와께서는 깊이 잠든 아담을 보시고는
그 옆에 마찬가지로 잠든 하와를
살며시 내려놓으셨다.
그리하여 이 지상의 울타리 속에
신의 가장 사랑스러운 두 생각이 누워 있게 되었던 것이다. -
"보기 좋구나!" 신은 자신의 걸작을 향해 이렇게 외치시고는
그 자리를 쉽게 떠나려 하지 않으셨따.
눈과 눈이 서로를 선명하게 바라볼 때
우리가 넋을 잃는 것은 놀랍지 않다.
우리를 생각해 내신 분, 바로 그분 곁에
우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그분이 우리를 부르신다면, 좋아, 부르셔도 좋아!
다만 조건은 있어, 모두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실 것.
신의 모든 생각 중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생각인 그대를
이 두 팔로 꼭 감싸안으리. (192-193)
하지만 자유란 은밀하게 공모한 자들의 조용한 구호이고, 공공연히 전복을 꾀하는 자들의 떠들썩한 함성이며, 억압받는 군중이 적에 대항하도록 선동하고 그들에게 외부의 압력으로부터의 영원한 구원을 약속하며 폭군들 자신이 내세우는 암호이다. (318)
하지만 겸손은 언제나 왜곡과 결부되어 있는 것으로서, 상대방의 쾌적한 자부심을 혼란시키지 않고 별다른 부담 없이 만족시킬수록 효과가 더 커지는 일종의 아첨이다. 그러므로 좋은 모임이라고 불리는 것은 모두 다 사회성 자체가 마침내 제로가 될 정도로 자기 부정이 점점 더 커질 때 성립한다. 따라서 우리가 갈고닦아야 할 재능은 자신의 허영심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허영심에도 아첨할 줄 아는 능력이다.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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